• 성범죄 공화국이 된 교육현장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6-04-26 조회수 : 190

입술 맞추고, 가슴에 손넣고…'성범죄 공화국' 된 교육현장(종합)

제자, 동료 교사, 교직원 모두 표적…교단 도덕적 해이 심각
적발돼도 솜방망이 처벌…권위적 조직문화·온정주의가 문제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일선 교육 현장에서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제자와 동료 교사, 교직원까지 가리지 않고 표적으로 삼으면서 '성범죄 공화국'이라는 교육계 내부의 자조섞인 비판이 나온다.

학교 성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교육당국이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지만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교단의 도덕적 해이와 문란한 기강이 도를 넘어섰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알고도 묵인하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교육계의 뿌리깊은 온정주의와 서열을 중시하는 권위주의적 조직 문화가 성범죄를 키우는 온상으로 꼽힌다. 근본적인 인식 변화와 엄중한 근절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청주 모 중학교 A 교장이 지난 21일 교내 사무실에서 30대 교무실무사 B씨를 강제로 껴안고 입을 맞추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B씨 측은 "A 교장이 '입술이 예쁘다'며 강제로 껴안고 세 차례 입을 맞췄다"고 주장,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 교장은 "B씨가 만들어 낸 황당한 이야기"라고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교내 행사를 마친 뒤 B씨에게 격려 차원에서 악수하고 덕담을 건넨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경찰은 조만간 B씨를 불러 사실 관계를 파악한 뒤, A 교장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교사가 제자들을 성추행한 것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2월 경기도 화성의 모 고등학교에서 담임교사가 제자인 여학생에게 "이사하는데 우리 집에 와라"거나 "넌 내 이상형이야"라고 말하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발언을 수차례에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부산의 모 사립고교 50대 교사는 2014년 6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자신이 가르치는 여 제자 18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최근 구속돼 재판을 받게 됐다.

충북의 모 고교 교사는 지난해 자신이 담임을 맡은 반 여학생을 실습실로 불러 강제로 껴안고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이 교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피해 여학생이 지난해 12월 충격을 받아 자해를 시도하기도 했다.

최근 3년간 충북에서만 일선 학교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성범죄가 무려 60건에 달한다.

지난해 충북도교육청이 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자료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등학교와 특수학교에서 발생한 성 관련 범죄는 2013년 6건, 2014년 30건, 작년 24건 등 모두 60건으로 조사됐다.

도교육청에 보고되거나 접수되지 않은 사건까지 포함하면 실제 학교 내 성범죄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당국은 성범죄 논란이 있을때마다 대국민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해결 대책을 발표하지만, 성범죄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아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성범죄 사실을 알고도 쉬쉬하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교육계 관행이 개선되지 않는 한 교육 현장의 성범죄 근절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실제 청주 모 초등학교에서는 남성 교사 C씨가 회식자리에서 2차레나 동료 여교사 4명을 성추행한 사건과 관련, 해당 학교 측은 이런 사실을 알고도 쉬쉬했다. 오히려 학교 폭력 예방에 기여했다며 가해자 C씨에게 상위 교사 40%에게 주는 승진 가점을 주기도 했다.

C교사의 성범죄 사실을 나중에 알고도 도교육청에 보고조차 하지 않은 교장은 전보 조치 없이 해당 학교에서 계속 근무하고 있다. 역시 관리 책임이 있는 교감은 도교육청 요직에 발탁됐다.

전문가들은 교단 내 성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로 학교 내 고질적인 권위주의와 비민주적인 조직 문화에 뿌리깊은 온정주의가 겹친 탓으로 보고 있다.

청주여성의전화 부설 성폭력상담소 하숙자 소장은 "성폭력이나 성추행은 권력에 예속된 사회적 약자가 피해자"라며 "스승과 제자, 교장과 교사, 선배와 후배 등 서열이 엄격한 교육계 조직 문화가 성범죄라는 독버섯을 키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충북생활정치여성연대 장순화 대표는 "성범죄 가해자 처벌을 위한 제도적인 보완책은 충분히 마련됐다고 본다"며 "성범죄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보호하고, 사회공동체가 성범죄를 엄격하게 처벌하는 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vodcast@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4/26 15:0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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